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도회 및 사도생활단
오늘의 강론
  :  수도회 및 사도생활단   >   오늘의 강론
오늘의 강론

[박현동 아빠스] ‘2021년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강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1-06-25 13:21 조회1,308회 댓글0건

본문

강론- 2021.06.25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 한반도 평화 미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미사 도입말

6.25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71년이 되는 오늘, 한국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내며, 남북 통일을 기원하며 미사를 봉헌합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결과 대립의 구조는 약해지지 않았고, 최근에는 남과 북 사이에 대화와 인도주의적 지원까지 막히면서 단절의 시간이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대립과 미움을 없애고, 함께 공존하며, 평화로운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평화의 하느님께 청하도록 합시다. 이 거룩한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 잘못들을 반성합시다.

 

강론

6.25 한국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오늘, 우리는 함께 모여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7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족과 헤어져 살고 있는 이산 가족들, 남북간의 군비 확대와 대립의 구조, 미움과 불신의 골은 여전히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2018427일 남북 정상은 '판문점선언'에 합의를 했습니다. 남북한 사이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군사적으로는 긴장 완화와 상호 불가침, 더 나아가 평화체제 구축과 공동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많은 후속 교류들과 실행 과제들이 진척되는 것을 보며 새로운 기운이 한반도를 감싸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보면, 대화가 다시 단절되고, 통상적인 인도적 지원 사업조차 막혀 있는 현실을 만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한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언급하신 대로, "평화의 여정은 지속적인 투신을 요구합니다. 평화의 여정은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복수심 보다 더 강한 공동의 희망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길을 여는 인고의 노력입니다."(226)라는 말씀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 강론을 준비하면서 2000년대 초반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북한 이탈 주민 한 가족이 왜관에 와서 살면서, 부부가 수도원 사업체에서 일하고, 자녀들이 왜관에서 학교를 다녔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수도원도 북한에서 피난온 수도자들이 다시 왜관에서 수도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북에서 오신 그 가족들을 특별하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몇 년간 왜관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주를 하였고, 자녀들이 대학교에도 입학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지금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 안에서 정착해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통일부 자료를 보니까, 2000년대 부터 지금까지 3만 명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나라로 오게 되었고, 우리 사회 안에서도 이들의 정착을 돕는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부터 많은 북한 주민들이 남으로 내려오기 시작하였고, 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1999년과 2012년에 개설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북한에서 온 분들을 일상에서 만나기 시작한 지 20년에서 30년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분단의 골이 깊었던 만큼 이 분들이 우리 사회 안에서 적응하고 받아들여지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우리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시대의 서막은 열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평일미사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 남과 북 사이의 관계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오 복음 7, 13-14).

'분노를 키우고, 복수의 칼날을 갈며 상대방을 파멸시키고 말겠다는 해로운 집념에 사로잡혀 있는 방식으로는 그 누구도 마음의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삶과 화해하지 못한다'고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모든 형제들]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 주위에 아직도 통일을 위해 전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가장 확실하고 넓은 길인 것 같지만, 우리 민족을 멸망으로 이끄는 길이고 생명의 길을 벗어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 교회는 작년 한 해 동안 바치기로 하였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 기도 지향을 연장해서 계속해서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주위에 밤 9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기도를 바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재 경색되어 있는 남북 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리의 기도와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는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50일째를 맞고 있고, 성주 소성리의 사드 기지에서는 분단으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과 아픔의 현장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독창적이고 담대하게 치유와 새로운 만남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하는 평화의 장인들이 필요"(모든 형제들, 225)하다고 호소하시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기도를 바치며, 우리 민족이 하나 되는 평화의 문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하느님, 저희가 마음을 열고 이념, 언어, 문화,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어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소서. 하느님, 저희 모두에게 하느님 자비의 기름을 부어 주시어, 과오와 오해와 다툼으로 입은 저희의 상처를 치유해 주소서. 또한 저희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저희가 겸손하고 온유하게 평화 추구의 험난하지만 풍성한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모든 형제들, 254)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박현동 아빠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 대표자 :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 | 사업자번호 : 505-82-76433 | Tel : 02-776-3189 | Fax : 02-773-9886
주소 : 서울 중구 정동길 9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313호 | E-mail : cmsmonk@hanmail.net
Copyright ©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All Rights Reserved.  [ADMIN]